홀인원 보험사기 기승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의 확률은 0.008% 이다. 보통 매주 골프 한번씩 치면 57년이 걸릴정도로 어려운데 이게 웬걸, 6일 만에 2번째 홀인원을 친 고수가 나타났다. 골프고수의 등장에 금융감독원이 등판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혐의자 168명 수사 의뢰
B씨는 일주일 동안 두 번의 골프 라운드에서 두 번의 홀인원 샷을 성공시켰다.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0.008%(1만2000명 중 1명)로 주간 라운드를 만드는데 약 57년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샷이다. 골프장 가기 6일 전 그는 축하 만찬과 선물 구매, 라운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홀인원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홀인원에 성공한 지 닷새 만에 홀인원 보험을 새로 들고 다음날 다시 홀인원을 했다.
보험사기 대규모 수사 착수
경찰과 금융감독원이 A씨 등 홀인원 행태가 의심되는 보험사기 혐의자로 보고 대규모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골프 인구가 크게 늘면서 많은 보험사와 카드사가 홀인원 보험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홀인원 보험은 골퍼가 홀인원에 성공하면 축하 비용을 부담하고 동반자와 라운딩하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기념품을 만드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1인당 수백만~수천만원이 소요돼 최근 골퍼들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 홀인원이 보기 드문 데다 CCTV 설치 밀도가 낮은 골프장은 보험사기에 취약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라운드에 참여한 캐디 등 동료들만 홀인원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데다 보험사들도 골프장에서 발급한 홀인원 증명서 외에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설계사가 보험금을 받을 때 보험금액의 일부를 나눠주거나 가입자와 라운딩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보험금을 받는 사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자신과 보험계약을 맺은 피의자 B씨, C씨, D씨와 6개월 만에 3차례 홀인원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신고했다.
홀인원보험은 축하만찬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점을 이용해 일반적으로 설립이 어려운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씨는 홀인원 성공 후 인근 식당에서 10분마다 영수증 2장을 제출했지만 총 305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F씨는 30여분 동안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속초지역 보험사에 각각 다른 카드로 결제된 카드 영수증 6장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이런 방식으로 보험금을 받은 혐의가 있는 168명을 파악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391건의 10억 원 상당의 사기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서가 7월부터 12월까지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시행함에 따라 홀인원 보험사기를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국수본 담당자는 "허위 홀인원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실제로 지급되지 않은 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행위는 보험사기임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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